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정해진 업무를 처리하고, 퇴근 후엔 넷플릭스를 켜고 하루를 마감한다. 매일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뭔가 다른 삶을 살 수는 없을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뭘까?' 하지만 이내 현실이라는 무거운 이불을 덮고 그 생각들을 잠재운다. 변화는 불편하고, 위험하고, 귀찮으니까.
앨릭스 부닥의 『체인지메이커』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이 덮어버린 이불을 걷어내고 싶어 안달이 난 책이다. 저자는 UC버클리에서 MBA 학생들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비커밍 체인지메이커'라는 강의를 진행하는데, 매년 수강 정원이 초과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학부생의 20%가 졸업 전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니, 그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강의를 12주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단순히 동기부여만 외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변화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체인지메이커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체인지메이커'를 거창한 존재로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벨상 수상자만 체인지메이커가 아니다. 회사의 인턴 사원도, 동네 빵집 사장님도, 퇴비화에 열정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도 모두 체인지메이커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체인지메이커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모든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역할이나 직위는 전혀 상관없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50명이 넘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월마트 영업 사원부터 포천 500대 기업의 CEO까지,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변화를 시작했다는 것. 특히 인상적이었던 사례는 호주의 '투 버즈 브루어리'다. 호주 최초의 여성 소유 양조장인 이곳은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변신했다. 주말 안에 드라이브스루로 판매 방식을 바꾸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나아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 음식을 나눠주는 역할까지 확장했다. 이들은 애초에 현상 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영업 방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언제든 변신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런 사례들을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변화는 거대한 자본이나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필요한 건 현재 상태에 의문을 품는 용기, 그리고 작은 행동을 시작하는 실천력이다.
체인지메이커 마인드셋: 학습된 희망
1부 '체인지메이커는 누구인가?'에서는 체인지메이커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인드셋을 다룬다. 저자가 제시하는 '체인지메이커 마인드셋'의 핵심은 '학습된 희망'이다. 이는 맹목적인 낙관주의가 아니다. 희망과 목적이 있는 활동이 결합된 것이며, 어려움을 겪을 때도 희망의 촛불을 계속 밝힐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체인지메이커는 항상 다른 방법이 있다고 믿는다. 기아, 기후 변화, 인종 차별 같은 21세기의 중대한 문제들을 한 분야 안에서만 고민한다면 해결책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체인지메이커는 경계 위에서 혁신한다. 한 분야가 끝나고 다른 분야가 시작되는 지점을 파악하고 그 경계에서 기회를 찾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개념은 '겸손과 자신감의 균형'이다. 많은 사람들이 갈등 상황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최고의 협업은 자기주장성과 타인수용성이 모두 높을 때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자신의 필요를 챙기면서도 동료를 배려하는 것, 이 둘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마이크로 리더십: 허락을 기다리지 마라
2부 '체인지메이커 리더의 탄생'에서 제시하는 '마이크로 리더십' 개념은 이 책의 백미다. 저자는 "허락을 기다리지 말고, 리더가 될 수 있는 허락을 스스로에게 내리자"고 말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리더십 기술이 많다. 협업하기, 영감 주기, 방향 제시하기, 권위 없이 영향력 행사하기. 이 모든 것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다.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내가 갖고 싶었던 ___이(가) 되자"라는 문장이다. 내가 갖고 싶었던 상사가 되자. 내가 갖고 싶었던 멘토가 되자. 이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응용한 공감을 실천할 수 있다.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을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체인지메이커 리더의 시작점이다.
저자는 또한 '네트워크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이크로 리더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더 큰 변화가 가능하다. 혼자서는 작은 변화만 일으킬 수 있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시스템 자체를 바꿀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 시민단체가 이 개념에서 영감을 받아 실제로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체인지메이커 캔버스: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3부 '체인지메이커의 행동 기술'은 가장 실용적인 파트다. 저자가 직접 개발한 '체인지메이커 캔버스'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처럼 변화를 구조화하고 실행하는 도구다. 여섯 개의 기둥(비전, 기회, 변화의 네 가지 S, 행동, 공동체, 접근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끝에 있는 'changer's playbook'을 통해 독자가 직접 작성해볼 수 있다.
저자는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고 말한다. 변화 관리의 대가 존 코터가 강조한 '긴급한 인내'의 개념을 소개하며, 매일 긴박감을 가지고 행동하되 현실적인 시간 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약간의 반발이 있다고 해서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약간의 저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법'에 대한 레슨은 매우 실용적이다. 체인지메이커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냉소주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작은 변화를 보여주고 이론 모델을 제시하며 점진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왜 지금, 체인지메이커인가
2026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팬데믹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보여준 교훈은 명확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이 하루아침에 뒤집힐 수 있다는 것,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일자리와 산업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현재 상황이 편안해 보일지라도 변화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팬데믹의 종식은 변화의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더 빠른 변화의 시작이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기후 위기의 심화,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저자가 말했듯이, 바로 지금이 체인지메이커가 가장 필요한 때다.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체인지메이커는 다른 사람들이 어려움만 보는 곳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시중에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리더십 책이 있다. 하지만 『체인지메이커』가 특별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학문적 연구에 기반한다. 저자는 '체인지메이커 지수'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성공한 체인지메이커들의 역사에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냈다. 단순한 경험담이나 동기부여가 아니라 사회과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둘째, 실천 가능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각 장의 끝에는 'changer's playbook'이 있어서 독자가 직접 체인지메이커 마인드셋을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체인지메이커 캔버스 같은 구체적인 도구도 제공한다.
셋째, 다양한 사례로 영감을 준다. 50명이 넘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예술가, 간호사, 엔지니어,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변화를 시작한 이야기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된다.
마치며: 오늘부터 체인지메이커
"변화에 대처할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하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어떻게든 반대편으로 온전히 옮겨지기를 바라는 것. 다른 하나는 변화에서 살아남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변화를 활용하고, 형성하고, 주도하여 우리 자신과 공동체와 이 세상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저자의 이 말처럼,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주도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변화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거창한 비전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먼저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갖고 싶었던 상사가 되고, 내가 해결하고 싶은 작은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체인지메이커가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은 필요 없다. 필요한 건 스스로에게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용기뿐이다.
침대에 누워 기막힌 상상만 하는 똑똑한 게으름뱅이였던 당신이라면, 이 책이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미국 아마존 '조직 변화' 부문 베스트셀러 1위, CNBC와 굿리즈가 선정한 '2023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논픽션 도서'라는 타이틀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오늘부터 당신도 체인지메이커다. 세상은 당신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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