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n8n으로 업무 자동화를 구축하면서 느낀 게 있다. 노드를 연결하고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AI 노드에 무엇을 입력하느냐였다. OpenAI 노드를 붙여놓고 "보고서 작성해줘"라고 하면 뻔한 결과만 나온다.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짜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어떻게 구조화해야 할지 막연했다. 그러다 만난 책이 《일 잘하는 사람은 이렇게 챗GPT를 씁니다》다.
제목이 직설적이다. 하지만 읽어보니 이 직설성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AI 기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업무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추상적인 조언이나 철학적인 담론이 아닌, 오늘 당장 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담겨 있다.
검색용 AI를 넘어서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이름은 다 알고 있다. 간단한 질문도 해봤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강력한 도구들을 단순 검색용으로만 쓰고 있다. 이 책은 그 한계를 명확히 지적한다.
"AI는 검색 엔진이 아니라 협업 파트너다."
이 문장이 이 책의 핵심이다. 단순히 물어보고 답을 얻는 게 아니라, AI와 대화하고 협업하며 고도화된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을 다룬다. 특히 프롬프트 구조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보고서 작성해줘"가 아니라, 역할, 맥락, 구체적 요구사항, 출력 형식까지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마크다운 기반의 프롬프트 구조화는 즉시 실무에 적용 가능하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내 업무에 바로 써먹어봤는데, 결과물의 품질이 확연히 달라졌다. '이런 식으로 요청하면 되는구나' 하는 감이 생겼다. 마치 잘 정리된 설계도를 받은 느낌이었다.
노코드 자동화, 진짜 어려운 건 도구가 아니라 프롬프트다
PART 3의 노코드 자동화 부분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Make를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핵심 개념은 n8n이나 Zapier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트리거, 노드, 데이터 매핑, 에러 핸들링 같은 것들은 도구가 달라도 본질은 같으니까.
특히 'ChatGPT 모듈로 시나리오 고도화하기' 부분이 유용했다. n8n으로 워크플로우를 만들 때 항상 고민했던 지점이다. HTTP 노드로 OpenAI API를 호출하는 건 쉽다. 문제는 각 단계에서 AI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어떻게 맥락을 전달해야 하는지다.
책에서는 '답변 처리 과정 세분화'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한 번의 AI 호출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말고, 여러 단계로 나눠서 각 단계마다 명확한 역할을 부여하라는 것. 이게 n8n 워크플로우 설계와 정확히 일치하는 접근법이다. 데이터 수집 노드 → 전처리 노드 → AI 분석 노드 → 후처리 노드로 나누는 것처럼, 프롬프트도 단계별로 역할을 분리하는 거다.
'뉴스레터 콘텐츠 생성 자동화', '경쟁사 가격 모니터링', '세일즈 이메일 자동화' 같은 실제 사례도 n8n으로 충분히 구현 가능한 것들이다. 오히려 Make보다 n8n이 더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책에서 제시하는 자동화 패턴을 보면서 '아, 내 워크플로우에서 AI 노드를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되겠구나' 하는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Make 중심으로 설명되다 보니 API 직접 호출이나 커스텀 함수 작성 같은 고급 기법은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n8n 사용자 입장에서는 Code 노드나 HTTP Request 노드를 활용한 더 복잡한 시나리오도 궁금했는데, 그 부분은 스스로 확장해야 한다.
GPTs와 AI 에이전트: 업무 위임의 시작
PART 2의 GPTs 활용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다. GPTs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존재조차 모르거나, 알아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기능이다. 이 책은 GPTs를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개인 비서‘ 로 정의한다. 특히 '반복적인 보고서 작성 자동화'와 '페이즈 기반 주간 보고서 작성' 사례는 실무 직장인에게 정말 유용하다. 매주, 매월 비슷한 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만 제대로 활용해도 시간을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다. GPTs 설계 과정도 체계적이다. 단순히 지시문만 넣는 게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참고 자료로 제공해야 하는지, 출력 형식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테스트와 개선은 어떻게 반복해야 하는지까지 안내한다. 이건 단순한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시스템 설계 방법론에 가깝다.
단계적 프롬프팅과 심층 리서치의 힘
'생각의 사슬(Chain of Thought)'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AI에게 한 번에 복잡한 요청을 하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냥 질문하면 되지 왜 이렇게 복잡하게?' 싶었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 분석이나 데이터 인사이트 도출 같은 고도의 작업을 할 때는 이 방법이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다.
심층 리서치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퍼플렉시티의 심층 리서치, 챗GPT의 리서치 모드, 제미나이의 심층 리서치를 비교 분석하면서, 각 도구의 강점과 활용법을 제시한다. 특히 여러 도구를 통합해서 사용하는 전략은 실용적이다. 한 가지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상황과 목적에 맞게 도구를 선택하고 조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슈퍼 개인의 시대, AI와 함께 살아남기
PART 4는 기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AI 시대의 커리어와 비즈니스를 다룬다. 'T자형 만능 인재', '슈퍼 개인', '임플로이언서' 같은 개념이 나온다. 솔직히 이런 용어들은 조금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니까.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점은, 단순히 개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그렇게 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AI와 노코드 도구를 활용해 1인 기업가가 되는 방법, 전문성을 판매하는 방법, 사이드잡을 시작하는 방법까지. 추상적인 조언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로드맵을 제공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불안감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다. "AI가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AI를 쓰는 사람이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결국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지, 도구 자체가 위협은 아니라는 것. 이 관점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이 책의 한계와 솔직한 평가
완벽한 책은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첫째, 도구별 난이도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Make, Zapier, n8n을 간단히 비교하지만, 실제 사용해본 사람은 안다. n8n이 훨씬 자유도가 높고 강력하지만, 그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책의 Make 예제를 n8n으로 구현하려면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물론 n8n을 이미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책의 개념을 더 깊이 있게 활용할 수 있다.
둘째, 프롬프트와 자동화의 통합 전략이 부족하다. PART 2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다루고, PART 3에서 노코드 자동화를 다루지만, 이 둘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심화 전략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n8n 워크플로우 안에서 멀티 에이전트 패턴을 구현한다거나, RAG 시스템을 자동화에 통합하는 방법 같은 것들 말이다. 책을 읽고 나면 각각의 개념은 이해되지만, 실전에서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는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셋째, API 사용료와 성능 최적화 문제. n8n으로 자동화를 구축하다 보면 API 호출 횟수가 빠르게 늘어난다. 토큰 사용량도 만만치 않다. 책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비용 문제나, 프롬프트 최적화를 통한 토큰 절감 전략 같은 건 깊이 다루지 않는다. 실무에서는 비용이 중요한 고려사항인데 말이다.
넷째, 빠른 기술 변화 문제. AI 도구들은 매주 업데이트된다. 이 책이 출간된 시점과 지금, 그리고 몇 달 후의 기능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저자도 이걸 알고 있는지, 특정 기능보다는 원리와 패턴 중심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UI가 바뀌어도 핵심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n8n이나 Make를 이미 쓰고 있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워크플로우는 만들 수 있는데, AI 노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명확한 답을 준다. 프롬프트 구조화, 단계적 프롬프팅, 참고 자료 제공 전략 같은 것들을 배우고 나면, 기존 워크플로우의 AI 활용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반복 업무에 지친 실무 직장인도 봐야 한다. 매주, 매월 비슷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리서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GPTs 활용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 특히 '페이즈 기반 보고서 작성' 같은 전략은 즉시 적용 가능하다.
기획자, PM, 전략 담당자에게도 유용하다. 심층 리서치, 데이터 분석, 시장조사 같은 업무를 AI로 고도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특히 여러 AI 도구를 상황에 맞게 조합해서 쓰는 전략은 실무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다.
자동화를 시작하고 싶은데 코딩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다만 PART 3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자료형, 배열, 함수 같은 기본 개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완전 초보라면 일단 PART 1, 2를 먼저 읽고, 챗GPT를 충분히 써본 후에 PART 3를 도전하는 게 낫다.
반면, n8n 고급 사용자에게는 다소 기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미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고, Code 노드로 커스텀 로직을 짜고, API를 직접 다루는 수준이라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부분이다. 자동화 자체보다는 AI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배우는 책으로 접근하면 된다.
결론: 지금 필요한 실전 가이드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실용성이다. AI 이론서가 아니라 AI 활용서다. 기술 자체에 대한 심도 깊은 설명보다는, 그 기술을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AI를 쓴다'는 것의 의미가 달라졌다. 단순히 질문하고 답변 받는 게 아니라, AI와 협업하고, AI에게 업무를 위임하고, AI를 나의 생산성 시스템 안에 통합하는 것. 이게 진짜 AI 활용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웠다.
AI 시대에 살아남는 게 아니라, AI 시대를 주도하고 싶다면. 단순히 AI를 쓰는 게 아니라, AI를 내 무기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읽고 나서 직접 해보는 것이다. 책장에 꽂아두면 아무 의미가 없다. 오늘 당장 챗GPT를 켜고, Make 계정을 만들고, 내 반복 업무 하나를 선정해서 자동화를 시도해보자. 그게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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