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직장 예의를 넘어선 생존 전략이다.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업무에 스며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보다 크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예민하게 그 감정을 감지한다. 긍정적인 감정이라면 팀 전체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 관계를 악화시키고 결국 조직을 내리막길로 이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단순히 업무 효율성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아예 관계 자체를 포기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감정이 담긴 업무 지시나 소통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사람과는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의도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관성 없는 행동이 주는 상처
직장에서 가장 신뢰를 잃는 행동 중 하나는 앞뒤가 다른 태도다. 평상시에는 권위적이지 않다가 특정 상황에서만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려 드는 행동, 앞에서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다가 뒤돌아서서는 그것을 빌미로 상대를 평가절하하는 행동들이 그렇다.
본인은 팀원을 보호하고 더 좋은 평가를 받게 하려는 선의라고 포장할 수 있지만, 그 이면의 진짜 의도가 드러나는 순간 지금까지의 모든 행동이 자기 포장을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그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 그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될 뿐이다.
진정한 협업의 조건
우리는 1인 기업이 아닌 이상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 이를 협업이라고 부르는데,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함께 일하는가'이다. 사람의 모든 기분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사람의 행동과 말을 통해 감정은 충분히 드러난다. 특히 민감한 사람들은 단어 하나, 어조 하나에서도 상대의 감정 상태를 읽어낸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대부분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계가 틀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감정을 드러내는 당사자가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바쁜 상황이라도, 아무리 스트레스가 많아도 말이다.
리더십과 감정 관리
특히 리더의 위치에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상사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행동이 달라진다면, 부하직원들은 그 사람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 사람의 행동이 정말 팀원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기는 순간, 리더로서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다.
리더십이란 일관된 행동에서 나온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같은 원칙과 태도로 행동할 때,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리더로 인정한다. 반대로 상황에 따라 태도가 바뀌는 사람은 아무리 높은 직책에 있어도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다.
감정 다스리기의 실천
감정을 다스리고 싶었고, 감정이 섞인 업무 지시에 휘둘리지 않고 싶었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건강성과 직결된 문제다. 일의 주체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어떤 감정으로, 어떤 태도로 일에 임하는지가 곧 조직의 분위기를 결정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 감정을 드러내고 숨기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자 책임이다. 그리고 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의 대가는 결국 자신이 치르게 된다.
감정 없는 일이 아닌, 감정을 다스리는 일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일에서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일에 섞이면 관계가 틀어지고 조직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이는 개인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과 성과에 직결되는 문제다.
감정을 배제한다는 것은 로봇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감정을 인정하되 그것이 업무와 인간관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관리하라는 뜻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프로의 자세이며, 성숙한 어른의 태도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인 조직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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