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가 끝나고, 여느 회사와 같이 성과 평가를 준비하고 결과를 받았습니다. 성과 평가를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민은 면담 이후에 더 극에 달했고, 현재 진행형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일까?" 에 대한 고민이죠. 할꺼면 잘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최대한 노력해서 성과를 내긴 했습니다. 하지만, 성과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마시는 아메리카노 한 잔보다도 쓰게 느껴졌습니다. 기획자인데, 기획를 못해냈다는 건 그 어떤 이유를 댄다고 할지라도, 쓰라린 결과입니다. 기획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대체 그렇다면 잘 쓴 기획은 무엇일까? 고민은 더욱 더 깊어졌습니다. 기획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기획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지금의 기획은 나와 안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혼자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해답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책을 손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오늘 소개드릴 ‘결국 문제를 뚫고 성장하는 사람’이라는 서현직님이 집필하신 책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주옥같은 문구, 도움이 되는 말이 많아 한마디로 좋았습니다.
서두에서 제 걸음을 멈춘 문구는 아래 문구였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정의할 때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단순한 질문은 “내가 만들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입니다. -p16
회사를 다니는 목적은 여러가지이고, 취업 준비생 시절을 떠올려보면 우리는 나에게 맞는 회사를 선택했습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정작 저는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나는 왜 이 회사를 택했는가?, 그리고 나는 이 직무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는가? 말이죠.
문제 해결사가 빠지기 쉬운 4가지 함정
4. 테크니션 → 누군가가 지나가듯 한 말을 듣고도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멋진 대시보드와 문서를 만들어 ‘짜잔’하고 나타납니다.
레퍼런스와 데이터가 많은 테크니션은 화려한 슬라이드와 대시보드를 만들어 그것을 공유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와 원인, 그리고 어떻게 이것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같은 핵심 메시지나 시사점을 놓치는 경우도 많고요.
→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로 짧은 글을 작성해보면 본인의 의견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p40
저는 회사에서 테크니션에 가깝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시보드를 만드는 걸 좋아하죠. 하지만, 이렇게 쏟은 노력에 비해 평가는 혹독했습니다.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데이터와 도출된 결과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평가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것에 더 집중하고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아왔죠. 솔직히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앞선 제 도출이 어떠한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인지 어떠한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대한 설명이 제게는 와닿지 못했습니다. 이마저도 피드백을 헤아리지 못하는 저의 부족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 고민했습니다.
회사는 어떤 곳인가요? 제가 고민한다고 하여,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기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하는 집단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그런데요. 이러한 사실이 후에 평가로 돌아온다면 어떨 것 같은가요? 여러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잘하고 싶었지만, 잘하지 못했고, 그 못함이 결국에는 약점이자 단점으로 비춰진 제 모습이 한 없이 초라하더군요.
정답이 없는 기획 속에서 서로의 방향을 맞춰나가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고, 성장의 일부겠지만, 이게 참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다음 역시 기획에 대한 문구였습니다.
기획력,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능력
저는 기획력을 ‘경우의 수로 현상을 분해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p48
다양한 기획들이 있지만, 기획의 목표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진행하는 기획은 서로의 방향이 안 맞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위를 바라보고 있지만, 상대방은 아래를 바라본다면 당연히 맞지 않겠죠. 그래서 ‘질문’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일을 시키는 대상이 어떠한 목적 하에 이 일을 시킨 것인가, 물론 개중에는 설명과 함께 일을 지시하는 리더도 있습니다. 허나, 일이 바쁘면 일만 덩그라니 던져주죠. 그리고 이해의 여부와 상관없이 당장 결과를 바랍니다. 일을 받은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되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투입하고 실행하는 것,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일을 주는 사람이 미숙하다면 일을 받는 사람이 더 챙기고 보완해서 일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서 제가 얻은 바는 정말 많았습니다. 생각할 꺼리도 많았구요.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대여해본 책인데 소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직접 구비한 책입니다. 저와 같이 일에 대한 고민,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해결’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해결’을 못할지라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해답’은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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