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치 Cursor AI Pro 사용량이 바닥났다. 월말이 아직 일주일이나 남은 시점이었다. 요금제를 높이자니, 차라리 기회라는 생각에, 다른 AI 툴을 써보기로 결정했다. Claude Code, Codex, Gemini CLI. 셋 다 이름만 들어본 상태였는데, Gemini CLI가 무료라는 걸 알고 먼저 손이 갔다. 직접 써보면서 조금 더 압축된 경험과 방법을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연휴 기간 읽게 되었다.
Cursor와 뭐가 다른가
Cursor에 익숙하다면 Gemini CLI의 방식이 처음엔 좀 낯설게 느껴진다. IDE 안에서 돌아가는 게 아니라 터미널에서 직접 실행하는 방식이라, GUI 기반 AI 코딩 툴과는 설계 철학 자체가 다르다. 저자는 "브라우저에서 질문만 던지고 있다면 Gemini 능력의 절반도 못 쓰는 것"이라고 하는데,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맞는 말이다.
Cursor는 VS Code를 fork하여 만든 프로젝트인만큼 기존 IDE 안에 AI가 통합된 구조이다. 그러나 Gemini CLI는 셸과 같은 명령 프롬프트에서 직접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개발에 활용하려면 VS Code와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편의성 측면에서 좋았다.
설치와 기본 세팅
터미널 자체는 익숙하더라도 Gemini CLI 세팅은 처음이라 파트 1을 건너뛰지 않고 읽었다. Node.js 기반이라 npm install로 설치하고, 구글 계정으로 인증하면 끝난다. (물론 이 부분은 Cursor나 python 초기 활용 시에도 공통인 사항이라 나는 이미 셋팅이 되어 있었다.) API 키 발급이나 별도 과금 설정이 없다는 게 Cursor와 비교했을 때 진입이 단순하다. '무료로도 충분합니다' 챕터에서 실제로 어디까지 무료인지 솔직하게 정리해놨는데, 개인 프로젝트 수준이라면 당분간 유료 전환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GEMINI.md: Cursor Rules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Cursor를 써봤다면 .cursorrules 파일이 익숙할 텐데, GEMINI.md는 그것과 역할이 비슷하다. 프로젝트 루트에 놓으면 Gemini CLI가 대화할 때마다 자동으로 읽어서 맥락으로 쓴다. 기술 스택, 폴더 구조, 코딩 컨벤션을 한 번 써두면 매번 설명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cursorrules와 다른 점은 팀 단위 공유가 더 명시적이라는 것이다. 깃허브에 올려두면 팀원 전체가 같은 컨텍스트로 AI와 작업하게 표준화할 수 있다. 팀원마다 AI 활용 방식이 달라도 최소한 AI가 받는 맥락은 통일된다.
settings.json, 커스텀 도구, MCP
파트 3은 Gemini CLI를 워크플로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는 내용이다. settings.json으로 기본 동작을 조정하고, 커스텀 도구로 기능을 직접 추가한다. 특정 API를 호출하거나 정해진 형식의 파일을 생성하는 도구를 JSON 스키마로 정의해서 끼우는 구조인데, 개발자라면 금방 감이 온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개념 자체는 다른 책에서 이미 잡아둔 상태였다. 이 책에서 챙긴 건 Gemini CLI에 실제로 붙이는 방법이었다. Obsidian 연동 예제가 나오는데, 노트를 읽고 정리하고 새 내용을 추가하는 워크플로를 AI가 처리하는 구조다. 알고 있던 개념이 실제 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챕터였다.
체크포인트와 샌드박싱도 다룬다. AI가 파일을 잘못 건드렸을 때 되돌리는 장치, 격리 환경에서 작업하는 방법이다. 자동화 범위가 넓어질수록 이 안전장치가 실제로 필요해진다는 걸 Cursor를 쓰면서도 느꼈는데, Gemini CLI는 이 부분을 명시적으로 다룬다.
자동화 레시피들
파트 4는 레시피를 20개 넘게 담은 챕터다. 마크다운 보고서 자동 생성, Quarto로 발표 자료 만들기, crontab으로 뉴스 자동 정리, 이미지 파일 키워드 분류, 회의록 정리가 포함된다. 가능한 것들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레시피마다 실제 명령어와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구성했다.
블로그 자동화 프로젝트
파트 5는 블로그 전체를 AI로 돌리는 프로젝트다. PRD 작성, 커스텀 도구 제작, 자료 수집, 글 작성, 이미지 처리, 깃허브 페이지 자동 배포까지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한다. 앞 파트들에서 배운 것들이 여기서 한 번에 맞물린다.
PRD를 명세서로 작성해두면 AI가 일관된 방향으로 작업한다는 걸 이 파트에서 확인했다. Cursor에서는 파일 단위로 지시하는 방식에 익숙했는데, 프로젝트 전체를 PRD로 정의하고 AI가 그걸 따라가게 만드는 방식은 작업의 결이 달랐다. 마지막 소제목이 '자동화는 끝이 아닌 시작'인데, 여기서 잡은 구조를 다른 프로젝트에도 응용하면 좋을 듯 싶었다.
코인 모니터링 앱
파트 6은 코인 모니터링 앱 프로젝트다. 기능 명세서와 API 명세서를 작성하고, AI와 함께 웹 서비스를 구현한 다음, Tauri로 데스크톱 앱으로 빌드한다. 개발 흐름 자체는 익숙하지만, Gemini CLI가 명세서를 읽고 구현을 끌어가는 방식은 Cursor에서 코드 단위로 작업하던 것과 결이 다르다. 스펙을 먼저 정의하고 AI가 그걸 따라가게 만드는 구조인데, 이 방식이 규모 있는 작업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직접 해보고 싶어졌다. 끝으로, Tauri 빌드는 비교적 간단해서 비전공자들도 따라하기 쉬운 수준이었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이 책은 완전한 입문서도, 심화서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다. Cursor나 GitHub Copilot을 이미 쓰고 있으면서 CLI 기반 워크플로를 실험해보고 싶은 개발자한테 가장 잘 맞는다. 개념 설명보다 세팅과 예제 중심이라 AI 코딩 툴에 익숙하다면 빠르게 읽힌다. 터미널과 기본적인 개발 지식이 있다면 파트 1, 2는 빠르게 넘기고 파트 3부터 집중해도 된다. 커스텀 도구 설계, MCP 연동, 자동화 파이프라인 구축 쪽에 실질적인 내용이 많다. 개발 경험이 없는 상태라면 파트 5, 6에서 막히는 구간이 생긴다. 그 경우엔 파트 1~4 자동화 레시피만으로도 책값은 한다.
결론
Cursor 대안을 찾다가 시작한 책인데, 단순히 툴 교체 가이드가 아니었다. CLI 기반 AI 워크플로가 GUI 기반과 어떻게 다른지, 어떤 작업에서 강점이 있는지를 실제로 짚어준다. Gemini CLI가 Cursor를 대체하는 툴은 아니다. 에디터 안에서 코드 단위로 작업할 때는 Cursor가 낫고, 스크립트 자동화나 파일 시스템 전반을 AI가 처리하게 만들 때는 Gemini CLI가 맞다. 연휴 동안 이 책을 읽고 난 결론은, 두 툴을 상황에 따라 나눠 쓰는 쪽으로 방향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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