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ChatGPT가 코딩을 도와준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아무리 AI가 발전해도 실제 개발은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Cursor나 Claude Code 같은 도구를 써보니 충격적이었다. 몇 줄의 설명만으로 수백 줄의 코드가 뚝딱 나온다. 처음엔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복사-붙여넣기만 반복하다 보니 코드는 쌓이는데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AI가 만든 코드를 검증할 자신도 없고, 에러가 나면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 막막했다. '이게 맞나?' 싶은 순간들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흥미로웠다. '핸즈온 바이브 코딩'. 바이브 코딩이라는 말은 들어봤다. 원래는 운 좋게 돌아가는 코드, 즉흥적으로 짠 코드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바이브'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바이브는 감이 아니라 전략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시대에 개발자는 코드를 타이핑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협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바이브 코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래서 바이브 코딩이 정확히 뭔데?' 싶었다. 1장을 읽고 나서야 이해가 됐다. 바이브 코딩은 단순히 AI 도구를 쓰는 게 아니다. LLM의 원리를 이해하고, 프롬프트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며, AI가 만든 코드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체계적인 개발 방법론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바이브 코딩 성숙도 5단계 모델'이다. 1단계는 AI에게 코드를 받아서 그대로 복붙하는 수준, 5단계는 AI를 팀의 일원처럼 활용해서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수준. 나는 솔직히 1.5단계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나는 여기 있고, 저기로 가려면 이걸 배워야 하는구나' 하는 로드맵이 명확해졌다. 이게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단순히 도구 사용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원리를 이해해야 도구가 보인다
2장은 이 책의 이론적 백본이다. 딥러닝과 LLM의 기본 원리, 프롬프트 설계, 컨텍스트 최적화까지. 솔직히 처음엔 '이런 거 굳이 알아야 하나?' 싶었다. 그냥 도구 쓰는 법만 배우면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읽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LLM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왜 프롬프트를 이렇게 써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왜 컨텍스트가 중요한지, 왜 토큰 수를 신경 써야 하는지. 이런 원리를 모르면 그냥 복붙 기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OpenAI와 Anthropic의 접근법을 비교하는 부분이 유용했다. GPT는 범용성에 강하고, Claude는 코딩과 추론에 강하다는 식의 단순 비교가 아니다. 각 모델이 어떤 철학으로 설계됐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하는지 실무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덕분에 내 프로젝트에 어떤 모델을 써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다.
도구는 많은데, 뭘 써야 할까?
3장과 4장은 도구와 기술 스택 이야기다. Cursor, Windsurf, Claude Code 같은 AI 코딩 IDE 비교부터 시작해서, 실제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법까지 다룬다. 이 부분이 정말 실용적이었다. 각 도구의 장단점을 명확히 비교해주니까, '아, 나는 이 도구가 맞겠다' 하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Cursor는 VSCode 기반이라 익숙하고, Windsurf는 독자적인 규칙 시스템이 강력하고, Claude Code는 터미널에서 바로 쓸 수 있어서 편하다는 식으로.
4장 기술 스택 부분은 좀 더 깊게 들어간다. 운영체제, 에디터, 언어, 테스트 도구, 로그 시스템까지. 단순히 '이 도구 좋아요'가 아니라, 왜 이 도구를 선택했는지, 어떻게 조합해야 효율적인지 저자의 경험을 녹여서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로그와 피드백 시스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AI가 만든 코드도 결국 검증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제대로 된 로깅 시스템이 필수라는 게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첫 프로젝트: 이론을 손에 익히기
5장은 드디어 실전이다. 간단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면서 바이브 코딩의 전체 흐름을 경험해본다. 요구사항 정의부터 프롬프트 작성, 코드 생성, 테스트, 디버깅까지. 이 과정을 직접 따라하면서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감이 왔다. 특히 좋았던 건 에러 처리 과정이다. AI가 만든 코드가 완벽하지 않을 때, 어떻게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어떻게 피드백을 줘서 개선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게 진짜 실무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이제 제대로
6장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심화 편이다. Claude와 AI 에이전트 기반 코딩, Windsurf와 Cursor의 규칙 관리 방식 비교까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프롬프트를 대충 썼는지 반성하게 됐다. 좋은 프롬프트는 단순히 '이거 만들어줘'가 아니다. 컨텍스트를 명확히 하고, 제약조건을 정의하고, 예상 출력 형식을 지정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프롬프트 템플릿들은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다.
Windsurf와 Cursor의 규칙 관리 방식 차이를 비교한 부분도 유용했다. 두 도구 다 써봤는데, 왜 어떤 상황에서는 Windsurf가 더 잘 맞고, 어떤 상황에서는 Cursor가 더 편한지 이해가 안 됐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각 도구의 설계 철학 차이를 알게 됐다.
패턴 언어: 개발자의 공통 언어
7장 패턴 언어는 예상 밖으로 좋았다.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 설계 문서, README, 이슈 작성 같은 기본적인 문서 패턴부터, 소프트웨어 설계 원칙, TDD, BDD 같은 개발 방법론, 인프라 패턴까지. '이게 바이브 코딩이랑 무슨 상관?' 싶을 수 있는데, 읽다 보면 핵심을 깨닫게 된다. AI와 협업하려면 명확한 의사소통이 필수다. 그리고 그 의사소통은 결국 패턴 언어를 통해 이뤄진다. PRD를 제대로 작성할 줄 알아야 AI에게 정확한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고, TDD 방식을 이해해야 AI에게 테스트 주도로 개발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MCP: AI 코딩의 게임 체인저
8장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이 책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이다. MCP는 AI 코딩 비서를 위한 만능 어댑터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AI가 다양한 외부 도구나 시스템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이다. 예를 들어 AI가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거나, API를 호출하거나, 파일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게 왜 중요한가? AI가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면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유용한 MCP 서버 사례들을 보면서 '와, 이렇게까지 되는구나' 싶었다. 특히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는 MCP 서버 추천 리스트가 유용했다. 다만 MCP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라, 이 부분은 난이도가 있다. 한 번 읽어서는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고, 실제로 구현해보면서 다시 책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실전 프로젝트 ①: AWS 아키텍처 설계
9장은 첫 번째 실전 프로젝트다. Fargate 자동 스케일링 문제를 해결하는 AI 기반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설계한다. 문제 정의부터 정보 수집(ChatGPT DeepResearch 활용), 아키텍처 설계, 구현, 검증까지 전 과정을 AI와 함께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설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게 진짜 AI 시대 개발자의 역할이다. 코드는 AI가 짜주지만,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풀 것인지는 개발자가 결정한다.
특히 ChatGPT DeepResearch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부분이 신선했다. 단순히 검색하는 게 아니라, AI에게 조사 임무를 맡기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 이런 접근법은 다른 프로젝트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전 프로젝트 ②: 풀스택 웹 앱 개발
10장은 더 큰 프로젝트다. RealWorld 스펙을 따르는 풀스택 웹 앱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다. PRD 작성, 상세 계획 수립, GitHub 이슈 생성, Claude Code로 구현, 테스트, 배포까지. 이 장은 분량도 제일 많고, 내용도 가장 빡빡하다. 하지만 그만큼 배울 게 많다. 특히 Claude Code를 활용해 자동화된 풀스택 개발을 수행하는 과정이 놀라웠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동시에 개발하면서, AI가 API 스펙을 맞춰가며 코드를 생성한다. 사람이 했다면 며칠 걸릴 작업을 AI와 함께하면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아르민 로나허(Armin Ronacher, Flask 창시자)의 기술 스택 선택 철학을 인용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최신 기술만 쫓지 말고, 검증된 기술을 선택하되, AI 시대에는 생산성 도구를 적극 활용하라는 메시지.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따라하는 건 쉽지 않다. 환경 세팅도 복잡하고, 중간에 막히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완성하고 나면 '내가 AI와 함께 실제 서비스 수준의 앱을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있다.
리뷰 전략: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
11장은 코드 리뷰 이야기다. '리뷰가 왜 마지막 장에?' 싶을 수 있는데, 읽다 보면 이해가 된다.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는 시대에, 개발자의 핵심 역량은 '리뷰'로 이동한다. AI가 만든 코드를 제대로 검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 이게 앞으로의 경쟁력이다.
이 장에서 특히 좋았던 건 행동경제학 관점의 접근이다. 왜 리뷰가 형식화되기 쉬운지,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리뷰를 할 수 있는지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현상 유지 편향' 때문에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고, '확증 편향' 때문에 이미 믿는 것만 보려고 한다는 식이다. 이런 인지 편향을 이해하면 더 나은 리뷰 문화를 만들 수 있다. AI를 리뷰에 활용하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나온다. AI에게 코드 리뷰를 맡기되,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는 방식. AI는 명백한 버그나 코드 스타일 문제를 잡아내고, 사람은 비즈니스 로직이나 아키텍처를 검토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이 책은 초보자용 입문서는 아니다. 최소한 한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 Git, CLI, API 같은 기본 개념도 알고 있어야 예제를 따라갈 수 있다. 하지만 AI 코딩 경험은 없어도 된다. 오히려 'AI 도구를 써봤는데 잘 모르겠다'는 사람에게 딱 맞다.
ChatGPT나 Claude로 코드를 짜봤는데, 체계가 안 잡힌 사람. Cursor나 Windsurf 같은 도구를 쓰는데, 복붙만 하고 있는 사람. 팀에 AI 개발을 도입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리더.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명확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시니어 개발자에게도 유용하다. 나도 10년 넘게 개발해왔지만, AI와 협업하는 방법론은 이 책에서 체계적으로 처음 배웠다. 특히 패턴 언어나 리뷰 전략 같은 부분은 경험 많은 개발자일수록 더 와닿을 것이다.
결론: 지금, 이 책이 필요한 이유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도와준다는 점이다. AI를 단순한 코드 생성 도구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파트너로 보는 시각. 코딩 자동화를 넘어 설계와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자세. 이런 관점의 변화가 이 책을 읽는 진짜 수확이다. AI가 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는지, 개발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책은 드물었다. '핸즈온 바이브 코딩'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답을 제시한다.
내 책장에는 이미 AI 관련 책이 여러 권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것 같다. Cursor나 Angravity, Lovable 등 다양한 AI를 접목한 IDE를 사용해본 가운데, 어떻게하면 바이브 코딩을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AI 시대에 개발자로 살아남는 게 아니라, 진화하고 싶다면. 단순히 도구를 쓰는 게 아니라, AI와 함께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당신의 '바이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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